“어어 하다가 5연패를 당하고 있는데, 더 길어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7일 경북 김천체육관. 경기 전 만난 IBK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이 한 말이다. 4라운드 마지막 네 경기를 내리 지고 전반기를 마감한 IBK기업은행은 후반기 시작인 지난 1일 정관장전도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면서 5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김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게 컸다. 선수들이 불안감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 아쉽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어려울 때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집중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로공사와 맞붙은 뒤 IBK기업은행은 10일 페퍼저축은행을 만난다. 6,7위로 5위인 IBK기업은행보다 순윗표 아래에 있는 팀인만큼 봄배구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선 두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곱셈은 안하려고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할뿐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얼만큼 코트에서 열심히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반드시 이기라고 부담감을 주진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정관장전에선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 육서영이 주전으로 뛰고 황민경은 교체로 나왔다. 이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지난 경기 땐 (황)민경이가 목에 담이 와서 그랬다. 지금도 연습을 100%는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중요한 경기니 오늘은 민경이가 먼저 스타팅으로 나간다”고 답했다.

 

사전 인터뷰 말미에 김 감독은 IBK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희진에게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김희진의 활용 여부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그 생각을 하면 답답하다.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안 된다”라고 입을 뗀 뒤 “오늘도 잠깐 (김)희진이랑 미팅을 했다. ‘본인이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올 시즌에 희진이는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남은 일정이라도 생각을 좀 바꿔보길 원한다. 좀 무리가 되더라도 뛰어서 팀에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야지, 컨디션이 좋으면 들어가고, 아니면 안 들어가고, 들어가라 하면 들어가고, 들어가라고 안 하면 안 들어가고 이러면 안된다. 이는 희진이에게 우리 팀이 걸었던 기대감이나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걸고 있는 기대감, 희진이 팬들이 기다리는 것을 저버리는 행동이다. 좀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폰푼의 경기 운영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폰푼 정도 되는 세터는 본인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볼 하나하나를 지시할 순 없는데, 결정적인 순간엔 어디에 볼을 올릴지 생각했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팀 에이스는 아베크롬비다. 결정적인 상황에는 아베크롬비에게 올려야 한다. 어차피 막힐 것이라면 아베크롬비가 막히는게,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나 속미들 블로커의 공격이 막히는 것보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게 덜 하다. 폰푼은 태국 대표팀에 아포짓보다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이 좋으니 습관처럼 왼쪽으로 공을 올리는 듯 한데, 결정적인 순간엔 에이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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