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기부로 적자” 노조 주장에
“건설업 불황·中 공세 탓” 반박

‘1조원 기부왕’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타일 제조업체 삼영산업이 최근 경영 악화로 해고 통보한 종업원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7일 밝혔다.

한기문 삼영산업 대표는 이날 “해고 통보한 130명 직원 중 입사 후 1년이 넘은 지급 대상 112명에 대한 총 34억원 퇴직금 전액을 지급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금에 앞서 4억원가량의 해고 및 연차 수당도 따로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삼영산업 측은 경영 적자의 근본 원인이 이 명예회장의 관정교육재단에 대한 과잉 기부 때문이라는 노조의 주장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삼영산업이 적자 상태인데도 영업 수익을 출연한 적이 없다”며 “124억원(장부가 기준) 규모의 기계장치가 재단에 출연되긴 했지만 이 명예회장은 2018년 이후 이보다 많은 180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회사 회생에 나섰고 결국 한계에 부딪쳐 폐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김해에 본사와 공장을 둔 삼영산업은 최근 경영 악화로 전면 휴업에 들어간 이후 지난달 15일 폐업을 결정하고 직원 130명에게 전원 해고 통보했다. 이후 지난달 31일 만기인 4억4000만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이 업체의 누적 부채는 160억원에 달한다.

한 대표는 “건설경기 악화로 타일 판매가 부진한 데다 중국산 저가 타일 제품이 범람해 회사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