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가스 실은 트럭서 폭발…주변 주택·의류 창고·중소기업 건물·상업시설·차량으로 번져

2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 동부 외곽 엠바카시의 한 가스 충전소 인근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나이로비=AP뉴시스

 

로이터·AP·AFP 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일(이하 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한 가스 충전소에서 폭발에 따른 대형 화재로 최소 3명이 숨지고 270명 넘게 다쳤다.

 

아이작 음와우라 케냐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0시쯤 나이로비 동부 외곽 엠바카시의 한 가스 충전소에서 폭발과 함께 거대한 불덩이가 주변으로 번져 인근 의류 창고를 비롯한 중소기업 건물과 상업시설, 차량 여러 대 등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트럭 폭발로 가스 실린더가 불붙은 채 날아다녔다고 한다. 주택 여러 채가 불길에 휩싸였는데, 늦은 밤이었던 탓에 주민 상당수가 집에 있었다는 전언이다.

 

음와우라 대변인은 “안타깝게도 인근 주택들에도 불이 붙었고, 늦은 밤이라 안에 많은 주민이 남아 있었다”며 “사고 현장은 안전하게 확보됐으며, 구조 작업 등을 위한 지휘 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 길 건너편에 사는 제임스 응고게씨는 AFP에 “집에 있다가 엄청난 폭발음을 들었다”며 “큰 진동으로 집 전체가 흔들리고 무너질 것만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했다”고도 했다.

 

이번 화재는 충전소에서 가스를 실은 트럭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은 가스통을 충전하던 도중 발생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현재 사망자는 3명으로 확인되며,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슬리 키메토 엠바카시 경찰서장은 “희생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케냐 당국은 부상자가 271명이라고 밝혔다. 케냐 적십자는 부상자가 300명에 육박하며 여러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후 경찰이 인근 전 구역에 대한 접근을 통제함에 따라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인근 주민 캐럴라인 카라냐는 연기와 냄새로 아직 숨을 쉬기 힘들다며 어린아이들이 있어 당분간 다른 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불바다 발생 9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쯤 불길을 진압했다.

 

날이 밝은 뒤 사고 현장에는 많은 집과 상점이 불에 탄 채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잔해가 옆으로 누워 있었고, 폭발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4층짜리 주거용 건물 지붕은 날아든 가스통에 의해 부서졌다. 전선이 바닥에 깔려 있었고 불탄 창고에는 트럭 몇대의 잔해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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