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저장창고 화재로 경기 평택시 관리천에 유입된 화학물질 농도가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평택시에 따르면 오염구간 9개 지점에 대한 한강유역환경청, 한국환경공단,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특정수질유해물질 농도가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검출됐다. 환경부 조사에선 사고 초기 16TU에 달했던 생태독성이 0.0~1.2TU로 낮아져 배출허용기준 이내인 2TU를 모두 만족했다는 설명이다. 

 

화재로 유해화학물질이 유입된 평택 관리천. 연합뉴스

인근 화성시 화학물질 보관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관리천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에틸렌디아민, 메틸에틸케톤, 에틸아세테이트 등 유해화학물질 3종의 농도 역시 크게 낮아졌다. 

 

메틸에틸케톤 농도는232∼263㎎/ℓ에서 4.82㎎/ℓ로 낮아졌고 에틸아세테이트는 정량한계(함량을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최저 농도로 검출과 불검출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값) 미만이어서 ‘불검출’됐다. 에틸렌디아민 정량한계는 0.2㎎/ℓ, 메틸에틸케톤과 에틸아세테이트 정량한계는 0.001㎎/ℓ이다.

 

에틸렌디아민, 메틸에틸케톤, 에틸아세테이트는 인화성이 강해 폭발 위험이 있는 물질이다. 에틸렌디아민은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메틸에틸케톤은 흡입하면 두통과 현기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수질개선이 이뤄진 것은 사고 초기부터 진행된 오염하천수 수거 작업 덕분이라고 평택시는 평가했다. 시는 사고 직후 고농도 오염수를 폐수위탁업체를 동원해 수거·처리에 나섰고, 현재는 공공 하‧폐수처리장 15곳을 확보해 오염수를 처리하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평택시의 하천 오염수 처리량은 3만5000t을 넘어섰다.

 

정장선 평택시장. 평택시 제공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취수 장비를 개선하고 취수지점을 확대했다. 또 주·야간 오염수 취수작업을 진행했다.

 

수치상으로 수질이 개선됐으나 관리천은 여전히 푸른빛을 띠고 있다. 토양 및 지하수 오염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시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재원 확보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원받은 경기도 긴급재난관리기금 외에 추가 복구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확보하고 오염구간인 청북읍과 오성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정장선 시장은 “평택시는 하천 기능 회복을 위해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사고를 수습해 나가고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시민들이 안전한 일상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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