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8강전 치르는 축구대표팀, 조규성 ‘원톱’ 복귀 유력

조규성(가운데)이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상대 골키퍼(왼쪽)와 공중볼을 경합하고 있다. 도하 | AP연합뉴스

몸싸움·헤더…공중전 최적화
체력 좋은 호주 상대 ‘경쟁력’
16강서 ‘골감각 부활’ 기대감
캡틴 손흥민은 측면 나설 듯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3일 0시30분에 열리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 키플레이어로 주목받는다.

대회 들어 골 감각이 무뎠던 조규성이 16강전에서 첫 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해결사’로 꺼내들 다른 대안도 마땅치 않다.

조규성은 지난달 3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9분에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뽑아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4경기 만에 터진 조규성의 대회 첫 골이다.

조규성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몇번의 결정적인 골문 앞 찬스에서 고개를 숙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에 조규성 대신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그러나 ‘손톱’으로 재구성한 공격라인도 만족스럽지 않아 고민으로 남았다. 가뜩이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대표팀의 낮은 공격 효율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손흥민의 움직임 등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히고 말았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측면에서 수많은 크로스를 시도하고도 의미있는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후반 19분 이재성(마인츠)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은 조규성이 답답한 흐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실 조규성의 이번 대회 득점 능력은 만족스럽지 않다. 사우디전에서도 골을 넣긴 했지만, 득점 직전 이강인의 크로스 때 빈 골문으로 향한 헤더가 골대를 때렸다. 연장 후반 3분 역습 상황에서도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슈팅 찬스에서 공을 옆으로 내주는 아쉬운 판단을 했다.

그러나 조규성은 토너먼트 탈락 위기에서 천금 같은 골로 팀을 구해내고 승부차기에서도 자신감 있게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성공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우리는 그의 득점을 간절히 원했고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나타나 환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며 조규성이 터닝포인트를 만든 것에 만족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최전방’ 선택지는 많지 않다. 오현규(셀틱)가 베스트 옵션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 조규성뿐이다. 이 가운데 조규성만이 ‘공중전’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은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 조규성은 골문 앞의 강한 몸싸움에 버티면서 헤더로 슈팅과 연계 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8강 상대 호주가 피지컬이 좋고, 한국보다 이틀이나 더 쉬어 체력적 우위에 있는 만큼 사우디전에서 교체로 뛰었던 조규성이 원톱으로 복귀하고 손흥민이 측면으로 나서는 것에 무게가 쏠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은 멋진 골을 넣어줬다. 호주전에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규성도 1일 호주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에는 좋은 공격수가 많다. 득점력에서는 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잘난 피지컬로, 잘 나는 해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