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우리나라가) 자칫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 발언을 “해괴하다”며 맹공격했다. 최근 ‘2찍’, ‘셰셰’, ‘강원서도’ 등에 이어 이 대표한테서 나온 발언을 연일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李 “아르헨, 정치 후퇴로 망해”…韓 “좌파 퍼주기로 어려움 겪는 나라”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4·10 총선을 ‘생존 투쟁’,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정의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잘 살던 나라가 정치가 후퇴하면서 나라가 망해버렸다”는 이유에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276.2%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인 물가와 높은 빈곤율 등으로 신음 중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선심성 정책을 문제 삼아 아르헨티나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진행한 20여 차례 민생토론회와 관련해 “대통령이 지금 전국을 순회하면서 이거 해 주겠다, 저거 해 주겠다, 사실상 사전선거운동, 불법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며 “(이행에 필요한 돈이) 1000조가 넘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 대표가 국민의힘이 선택될 경우엔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가 될 거라는 해괴한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울산 호계시장에서 “나는 처음 들었을 때 (이 대표가) 실수로 말한 줄 알았다”며 “누가 봐도 아르헨티나는 좌파 정권의 연속된 퍼주기 정책으로 9번의 디폴트 위기를 겪은, 포퓰리즘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의 예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하는 정책들의 결과가 결국 그렇게 나올 거라는 점을 상식적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제발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박정하 공보단장은 민주당의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주장을 거론하며 “선거가 임박해오자 이 대표 입에서 또다시 ‘퍼주기’ 공약이 등장했다”며 “가뜩이나 문재인정부의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랏빚이 400조원이나 늘어난 엄중한 상황에서 (이 대표는) 그저 총선에만 목을 매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막말 퍼레이드’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與, 강원서도·셰셰·2찍 등 발언에 “막말 퍼레이드”

 

최근 전국을 돌며 광폭행보 중인 이 대표는 공개 발언의 빈도·강도가 높아지면서 여당에 꼬투리잡히는 일도 덩달아 늘었다. 경기 북부 분도 구상에 대해 “재정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江原西道)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사과한 일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홍석준 상황실 부실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막말 퍼레이드가 점입가경”이라며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감춰왔던 본색과 왜곡된 국가관이 총선에 이겼다는 오만한 마음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 부실장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하면 된다’는 이 대표 발언을 두고서는 “중국에 대한 굴종적 사대주의 본색과 동북아 지역 안보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했다. 얼마 전 이 대표가 지역에서 인사를 한 시민을 향해 ‘2찍(지난 대선 당시 기호 2번이었던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여권 지지자를 가리키는 비하 표현) 아니겠지’라고 한 데 대해서는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저급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현 정권 의붓아버지·계모에 빗댄 언급도 논란…與 “재혼가정 비하”

 

이 대표의 이날 저녁 ‘의붓아버지’ 발언도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지원 유세 차 강동구로 향하는 차량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다가 “국가나 정부가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팥쥐 엄마” 같다고 현 정권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이민찬 대변인은 이 발언이 “명백한 재혼 가정 비하”라며 “이 대표는 지난해에도 윤석열정부를 의붓아버지에 비유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으면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듯하다. 이 대표의 발언을 접했을 재혼 가정 구성원을 생각하면 참담하다”고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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