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스케치

120대 국정과제 게시물 집무실 앞에
“늘 보면서 미진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
선친 50년 이상 쓰던 책장도 한켠에

7일 방영된 윤석열 대통령과 KBS 박장범 앵커 간 대담 과정에서는 그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청사 현관으로 나와 “반갑습니다”라며 박 앵커를 맞이한 뒤 내부로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아침 출근길 기자들과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하던 현관에서 “젊은 기자들을 출근길에 만나는 것이 아주 즐거운 일이었다”면서도 “아침 도어스테핑이 저녁까지 종일 기사로 덮이다 보니 ‘각 부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메시지 소통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 여론도 많아서 60회까지 하고 중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접할 기회를 종종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 영상을 촬영하며 취임사 병풍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120대 국정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게시물을 집무실 출입문 앞에 설치한 것에 대해 “늘 보면서 내가 아직 미진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갖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작고한 윤 대통령의 아버지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가 50년 이상 쓰던 책장도 집무실 한 켠에 놓였다. 윤 대통령은 선친으로부터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던 점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생각을 새기고 일하기 위해 갖다놓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가 담긴 병풍을 소개하며 “구술로 한두 시간 만에 (취임사) 초안을 완성하고, 스태프들과 몇 차례 독회했다”며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을 구술해 어색한 부분만 고쳐서 취임사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병풍은 국무회의장 출입구에 배치돼 있다.

윤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선물 받은 돈 맥클린과 퀸의 레코드판, 영국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받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연설문 모음집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처칠 전 총리는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만찬 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증정한 레코드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개 식용 금지법을 두고는 “지난 대선 때 우리 당 경선 과정에서 개 식용 문제에 대해서 아주 단호한 입장을 표시를 안 했다고 해서 비판도 많이 받았다”면서 “저나 제 아내가 강아지를 6마리 키우면서 자식처럼 생각하니까 우리 많은 견주들, 또 개 식용 금지를 반대하는 분들이 저와 제 아내에게 개 식용 금지 입법화 운동에 좀 나서 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배민영·이현미·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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