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로운 노트북이 등장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바뀌지는 않는다. 노트북의 폼팩터가 ‘풀 체인지’ 되는 시기는 PC의 중심인 프로세서와 플랫폼의 기술적 특징이 크게 바뀔 때다. 올해가 그렇다. 올해 노트북 신제품들은 인텔의 ‘코어 울트라(Core Ultra)’ 프로세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전 세대와는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구성’ 측면에서도 제법 많은 변화가 보인다.


에이수스의 ‘젠북(Zenbook)’ 시리즈는 얇고 가벼운, 이동성을 중시한 프리미엄 노트북 제품군으로, 특히 기본형 ‘젠북’은 가벼움이 강조되는 ‘젠북 S’나 기능, 성능이 강조된 ‘젠북 프로’ 등과 달리 노트북 폼팩터의 전통적 본질에 충실한 제품이다. 특히 기능과 성능, 이동성과 가격 등 노트북 구입에서 고려되는 많은 부분들에서 경쟁력 높은 ‘균형’을 갖춘 점이 돋보인다. 


에이수스의 2024년형 ‘젠북 14 OLED(UX3405)’는 그래픽과 AI 성능이 대폭 강화된 새로운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프로세서와 플랫폼 이상의 변화가 보인다. 특히 이전 세대보다 더 얇고 더 가벼워졌으며, 디스플레이 또한 더 좋아졌다. 여러 모로, 새로운 ‘젠북 14 OLED’는 앞으로의 AI 시대를 더 가볍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도울 매력적인 제품이다.


이전 세대보다 더 얇고 가벼워진 ‘젠북 14 OLED’ / 권용만 기자


이전 세대 ‘젠북 14 OLED’는 프리미엄 구성을 제법 경쟁력 높은 가격대에 만나볼 수 있는 매력있는 제품이었다. 이동성과 사용성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인 14인치급 2.8K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서, 프리미엄 급 제품 구성에서 제법 절묘한 절충점을 찾았었다. 


물론 이전 세대 제품이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바로 ‘무게’와 ‘두께’였다. 14인치 모델에 제법 큰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갔지만 이전 세대의 16.9mm 두께와 1.39kg 무게는, 두껍고 무겁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얇고 가볍다고 하기도 조금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2024년형 ‘젠북 14 OLED’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는 변화 또한 이 ‘두께’와 ‘무게’다. 새로운 ‘젠북 14 OLED’는 기존 제품보다 2mm 더 얇은 14.9mm 두께, 200g 정도 더 가벼운 1.2kg 정도의 무게를 갖췄다. 실제 제품을 받아들었을 때는 2mm 얇아진 두께도 있지만 200g 가벼워진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진다.


전반적인 디자인 측면은 이전 세대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제품 외관은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사용하며, 색상은 ‘포기 실버’와 ‘폰더 블루’ 중 선택 가능하다. 상판에는 에이수스 젠북 특유의 로고 패턴이 자리잡고 있는데, 일반적인 제조사 로고 기반 디자인보다는 좀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측면 포트 구성은 이전 세대와 거의 동일한데, 좀 더 얇아진 점과 함께 마이크로SD 카드 리더가 빠진 부분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한편, ‘젠북 14 OLED’가 이전 세대 대비 좀 더 얇고 가벼워지면서, ‘젠북 S 13 OLED’와의 격차 또한 다소 줄였다. 13인치급 디스플레이에 ‘1cm-1kg’급 구성을 갖춘 젠북 S 13 OLED 쪽이 이동성 측면에서 더 훌륭해 보이지만,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크기, 가격 측면을 생각하면 이제는 ‘젠북 14 OLED’도 제법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준에 이른 것이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모두 ‘프리미엄’ 경험을 전달한다. / 권용만 기자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모두 ‘프리미엄’ 경험을 전달한다. / 권용만 기자


디스플레이는 14인치 급의 ‘루미나 OLED’를 사용해 여타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2880×1800 해상도의 루미나 OLED 디스플레이는 HDR 사용시 최대 600니트에 이르는 밝기와 DCI-P3 100%를 만족시키는 넓은 색재현율, 델타E(Delta E) 1 이내의 높은 균일도가 장점이다. 또한 OLED 패널의 내구성 측면에서는 ‘번인(Burn-in)’ 방지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채택하고 있고, 보증 기간 내에 패널에 문제 발생시 교환 정책도 제공한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3K급 해상도의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주사율’이 달라졌다. 이전 세대 모델은 최대 550니트 밝기와 90Hz 주사율, HDR에서는 베사 디스플레이HDR 500 인증을 제공했지만, 신제품에서는 최대 600니트 밝기와 120Hz 주사율, 베사 디스플레이HDR 600 인증을 제공한다. 특히 120Hz 주사율은 일상적인 사용에서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제공할 수 있어 체감이 큰 부분이다.


키보드는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1.4mm 스트로크로 눌리는 감촉도 분명해, 장시간의 사용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이 편리하도록 백라이트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켜고 끄는 기능도 제공한다. 터치패드 또한 제법 넓은 면적에 멀티터치 제스처 인식도 훌륭해,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마우스가 없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연결 편의성 높이는 ‘글라이드X’ 앱 / 권용만 기자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연결 편의성 높이는 ‘글라이드X’ 앱 / 권용만 기자


‘젠북 14 OLED’는 비디오와 오디오 기능들에서도 AI와 프리미엄 요소를 담아 차별화했다. 먼저, 웹캠은 기본적인 화상회의 등에는 충분한 품질을 제공하는 FHD급 카메라와 함께 적외선(IR) 카메라를 장착해 윈도 헬로(Windows Hello)의 안면인식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의 신경망처리장치(NPU)에 힘입어 ‘윈도 스튜디오 이펙트’의 배경 흐림이나 자동 리프레임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프라이버시 셔터’를 사용해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릴 수 있다.


사운드는 하만카돈 인증의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하며, 내장된 스피커는 멀티 스피커 구성은 아니지만 제법 좋은 출력을 갖췄다. 집 안에서 쓸 때는 별도의 스피커 없이, 노트북 내장 스피커와 마이크로도 별 아쉬움 없이 편리하게 쓸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내장된 마이크와 스피커는 화상회의 등에서 AI 기반 소음 감쇄 기능을 제공해, 주변 소음에 대한 부담 없이 화상회의를 이용할 수 있게 돕는다. 


한편, ‘젠북 14 OLED’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들과의 연동성 또한 훌륭하다. 특히 에이수스가 제공하는 ‘글라이드X(GlideX)’ 앱은 노트북과 모바일 디바이스를 유,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디바이스들 사이에서 화면 확장이나 복제, 원격 제어, 파일 복사와 전화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인텔 ‘이보’ 인증의 요건 중 하나인 ‘인텔 유니즌(Unison)’ 앱으로도 PC와 모바일 디바이스 사이에서 스크린 확장이나 데이터 이동 등을 쉽게 할 수 있고, 윈도 기본 앱 ‘휴대폰과 연결’을 사용할 수도 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