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규리 씨에게 실망했어요. 저렇게까지 고자세로 이야기할 건 아니라고 보고요. 사람 대 사람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나이도 안다고 해서, 그거를 본인이 너무 그 상황에만 맞춰서 찍어 누르려고 하고. 인터뷰에서도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발언은 본인의 밑천을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줘도 안가져간다는 말은 상대를 생각해서도 함부로 해선 안되는 말이에요.”

지난 9일 10, 11화를 공개한 넷플릭스 ‘솔로지옥3’이 최종 4커플을 탄생시키며 시즌 종료한 가운데, 최종 정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규리가 보여준 모습을 두고 MC 덱스가 한 말이다.

덱스가 지금까지 한 말 중 가장 센 말이지만 정확한 진단이라고 본다. 덱스는 플레이어로서도 좋았고, MC로서의 감도 훌륭했다. ‘솔로지옥3’는 재미만 주는 게 아니라 배울 것도 많다.

규리가 최종 커플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자세와 언어를 통해 이별의 법칙 같은 걸 배운다. 역시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솔로지옥’만한 게 없다.

규리는 관심을 표했던 민우가 시은에게 향해 있다고 말하자 서늘하게 흑화하며 말했다. MC 덱스조차도 열 받게 만든 규리의 인터뷰는 이렇다.

“내가 표현을 안해줘서, (민우가) 표현을 더해주는 시은이한테 마음이 갔다, 그냥 그 정도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그런 사람은 솔직히 줘도 안가져갈 것 같고, 시은이 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냥 시은이가 잘 만나줬음 좋겠어요.”

이해는 된다. 좋아한다는 마음의 표현을 한 남자가 다른 여자(시은)에게 가버리니. 그런 남자에게 진달래꽃을 뿌려드리기는 어렵다.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속으로 삭여야 한다.

규리는 민우에게 “가만히 잘 있으라고 했더니 잘 안있었네. 말 잘 안듣는 애들은 좀 그래. 하루만 있어라고 했는데. 너 관희과(科)구나. 저울질 할 거면 가. 잘 가렴”이라고 감정을 실어 말했다.

민우는 규리에게 엄청 혼나는 분위기다. 어린 아이를 다루는 것 같다. 거의 “꺼져” 같은 느낌이다. 잘못도 하지 않은 민우가 왜 혼나야 하는가? 나이가 4살이 더 많은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가? 나이 많은 사람에게만 ‘갑질’이 있는 건 아니다.

민우는 인터뷰에서 “(규리의 말을 들으면서) 당황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야기가 반복되고 길어졌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빨리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솔로지옥’은 끝나기 전 관계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진석은 민영과 민지 두 명 중 민영으로 정리했고, 관희는 혜선, 하정, 민지 중 혜선으로 정리했다. 민우는 규리와 시은 중 시은으로 결정했다. 규리 자신도 민우와 민규 두 남자를 저울질했다.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민우만 혼났다.

민우에게 정리당하고(?) 돌아온 규리는 “민규가 괜찮지 않아”라는 진석의 분위기 띄우는 위로성 멘트에 “그건 생각을 해봐야지. 다리가 아프다고 아무 의자나 앉을 수 없잖아”라고 답했다.

규리는 최종 선택에서 민규와 커플을 이뤘다. ‘아무 의자’와 커플이 된 것이다. 규리에게 트집을 잡으려는 게 아니라,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서다.

일각에서는 규리의 말을 방송으로 내보낸 데 대해 악마의 편집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리얼리티물에서 이 정도의 멘트를 내보내는 건 과하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런 걸 다 빼버린다면, 착하지 않은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건 너무 쉽다. 그게 오히려 사실왜곡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솔로지옥3’의 최종커플은 이관희·최혜선, 최민우·유시은, 박민규·김규리, 이진석·안민영 4커플로 확정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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