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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최근 몇년 새 코로나19 여파로 명절 풍속도가 바뀌는 모양새다. 떠들석한 모임 대신 소소하지만 확실한 여유를 찾는 법을 터득한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간소해진 제사, 연휴에 떠나는 해외여행, 몇달 전부터 계획하는 호캉스 등 연휴를 보내는 모습도 다양해졌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이 겹쳐 예년에 비해 다소 짧다. 이번 기회에 청주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나들이 가기전 못다 본 드라마와 영화를 정주행하는 시간도 좋겠다. 눈에 익었던 장소거나 혹은 지나쳐서 놓쳤던 청주 촬영지를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다시 만나보자.

1. ‘가족과 함께 보기좋은 법정드라마’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충북도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영우가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16부작 드라마다. 아이큐 164로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고 자유로운 사고로 세상의 편견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물론 회전문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거나 감각이 예민해 종종 불안해 하지만 법에 대해서만큼은 집요하게 파고드는 열정과 정직함으로 승부한다. 그의 순수한 열정이 누구라도 단단한 마음의 빗장을 풀게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하다. 대형로펌 ‘법무법인 한바다’ 변호사들이 그와 원팀으로 한회에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성은 일종의 도장깨기같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녀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송무팀 직원 이준호,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이자 멘토인 정명석, 유일한 친구인 동그라미, 신입변호사 최수연과 권민우 등 다양한 주변인물의 성장드라마도 또 다른 볼거리다. 대사 중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처럼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변호사입니다’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올해의 한국 드라마 부문, TV 부문 연출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드라마 촬영지는 ‘충북도청’이다. 경해도청 직원 유진박씨가 도주하는 장면을 담았는데 실내는 충북도청 신관에서 촬영하고 건물 밖은 본관 입구와 도청 정원, 정자에서 촬영했다. 드라마 방영당시 지역 맘카페에서는 ‘충북도청 아니냐’는 시청후기가 잇따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충북도청은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82(문화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도청 청사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1937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지방관청으로 대한민국 국가등록문화재 제55호로 지정돼 있다. 지난해 5월 산업장려관을 리모델링 후 개관하고, 담장 철거와 잔디광장 조성으로 도민들의 쉼터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인 성안길과 인접해 있으며 도보로 10여분 거리에는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등 소공연장과 사진, 회화 등 갤러리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2. ‘혼자 열어보는 추억의 일기장’- 영화 ’20세기 소녀’ & 수암골




’20세기 소녀’는 2019년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 하나로 1999년의 기억속으로 들어가 보라가 절친 연두의 첫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자처한 첫사랑 관찰 로맨스 영화다. 키는 181㎝, 발사이즈 280㎜, 좋아하는 운동은 농구와 매일 붙어다니는 친구까지 남사친 ‘백현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절친 ‘풍운호’를 집중공략하면서 좌충우돌 하는 청춘물이다. 아역배우때부터 주목받은 김유정을 비롯해 변우석, 노윤서 등 현재 스타성을 인정받고 주연급으로 올라선 청춘스타들이 주조연을 맡은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특별출연으로는 ‘무빙’의 류승룡, ‘부부의 세계’ 박해준 등 연기파 배우들과 공명, 옹성우 등 신인배우들도 등장해 깜짝 등장하는 배우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친구 짝사랑을 관찰하다가 첫사랑에 빠져버린 이야기는 실제 1999년 학창시절을 보낸 방우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제35회 청룡영화상 청정원단편영화상,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 속 배경이 청주시로 설정돼 있으며 실제로 경덕중학교부터 충청대학교, 수암골, 중앙공원, 용두사지철당간, 무심천, 청주 가로수길까지 청주시 곳곳에서 촬영됐다.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학교명칭으로는 청주우암고등학교도 언급되는 등 찐 청주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지명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청주 출신 배우인 이범수, 한효주가 출연해 몰입도를 높였다.




촬영지 중 ‘수암골’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달동네로 지난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벽화마을로 명성을 얻었다. 이를 통해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등으로 히트작들을 탄생시킨 촬영지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왔다. 우암산 자락에 위치해 청주시내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고 저녁노을 풍광이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하다. 인근에는 드라마작가의 대모인 김수현씨의 작품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김수현드라마아트홀’과 충청권 최대 상업갤러리인 ‘네오아트센터’도 자리잡고 있다.

3.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 영화 ‘서울의 봄’ & 청남대




‘서울의 봄’은 지난 1979년 12월 12일 서울에서 벌어진 군사반란을 그린 141분 분량의 영화로 2월 현재 1천300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1979년 10월26일 유신체제의 붕괴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한 이들과 달리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이끄는 반란군과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의 치열한 다툼을 다뤘다. 서울의 봄은 한국에 민주화의 희망이 찾아온 1979년 10월27일부터 1980년 5월 17일을 일컫는 말로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에 빗댄 말이기도 하다. 전두광의 영화 속 대사 중 ‘밖에 나가보세요. 바뀐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야’, ‘그 이왕이면 혁명이란 멋진 단어를 쓰십쇼’,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입니까’ 등을 통해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시켰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심박수 챌린지’ 인증 등으로 관람후기로 이어지며 흥행에 견인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영화 속 주요 촬영지인 ‘청남대’는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별장으로 182만여㎡ 면적에 지어졌으며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립배경은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이 대청호 일대 경관에 매료돼 중부권 별장 필요성을 논의됐고 1983년 6월 착공 6개월만인 그해 12월에 완공됐다.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휴가, 명절휴가 등 매년 4~5회씩 이용하며 20여년간 총 88회 방문 471일을 청남대에서 보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청남대는 국가 1급 경호시설로 청와대에서 관리하고 4중 경계철책과 경호실338경비대가 경비를 수행해 베일에 싸여있다가 지난 2003년 4월18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되며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영화에서는 청남대 본관을 비롯해 반송길, 본관 정문 등에서 촬영된 대통령실과 국방부장관 공관, 반란세력과 경비부대 대치 장면 등이 촬영됐다.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특히 가을 국화축제때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입장료는 일반은 6천원, 청소년은 4천원, 어린이와 노인은 3천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이다.

4. ‘로코부터 스릴러까지 잘차린 한 상’- 일타스캔들 & 운리단길




‘일타스캔들’은 입시전쟁에 발을 들인 반찬가게 열혈사장과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의 일타 수학강사의 로맨스를 다룬 16부작 드라마다. 청주시 운천동 일대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배우 전도연과 정경호의 호연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물로 시작했으나 스릴러물의 요소를 가미했으며 실제 사건사고를 연상시키는 시험지 유출사건, 학부모 불륜, 쇠구슬 사건 등을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청주에서는 운천동 거리와 카페에서 촬영했으며 작품 속 주요 무대로 활용된 ‘국가대표 반찬가게’는 직지대로 753번길에 위치했으며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인증사진을 남기며 핫플레이스로 주목받았다. 주 무대가 된 반찬가게는 카페를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했으며 현재는 브런치카페로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타스캔들 촬영지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용됐던 곳은 현재 디저트 카페 '오앙트'로 운영중이다. 사진은 카페 내·부 전경. / 박은지
일타스캔들 촬영지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용됐던 곳은 현재 디저트 카페 ‘오앙트’로 운영중이다. 사진은 카페 내부 전경. / 박은지


촬영지로 불리는 ‘운리단길’은 별칭이다. 서울의 경리단길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경리단길은 서울 용산기지 국군재정관리단의 옛 명칭인 육군중앙경리단에서 가져온 명칭으로 번화가보다는 규모가 적고 이질적인 분위기로 술집, 카페가 많아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서울의 명일역 일대 명리단길,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로 일대의 범리단길,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 내 평리단길 등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번화가보다는 유동인구수가 적고 작은 상점들이 많은 대신 상점마다 개성이 뚜렷해 방문객들이 취향 선택의 폭이 넓다. 운리단길은 주말 나들이, 데이트,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꼽히며 오래된 주택 건물들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볼거리가 많은 동네로 알려져 있다. 특히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취향저격 음식점이 곳곳에 숨어있다. 반죽을 경단처럼 둥글게 빚은 형태의 파스타인 ‘뇨끼’ 맛집부터 원데이클래스로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는 공방, 색다른 인테리어의 디저트 카페, 대형서점에서 볼 수 없는 책들이 즐비한 독립서점까지 감성을 자극하는 장소들이 포진해 있다.

뿐만 아니라 도보로 10분거리에 고인쇄박물관과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와 인접해있어 역사와 교양상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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