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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이자 세계 8위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의 새 주인 찾기가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 컨소시엄과 매각 측인 정부(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의 협상이 불발되면서다. 작년 7월20일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약 7개월간 이어진 매각 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정부가 투입한 수조원대 공적자금 회수도 기약없이 늦어지게 됐다.

하림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HMM 매각(지분 57.9%) 본입찰에서 6조4000억원을 써내 동원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MM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하림이 인수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화제가 됐으나 결국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드라마는 미완에 그쳤다. 협상 결렬의 원인은 여럿이지만 종합하자면 하림컨소시엄의 부족한 자금력과 매각 주체인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과도한 경영권 개입 요구로 정리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어치의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하림은 지분율 57.9%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2025년까지 잔여 영구채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하림의 지분율은 38.9%로 떨어지고, 3년간 최대 2850억원의 배당금도 받지 못하게 된다. 하림이 이런 조건을 일부 수용했는데도 정부 측이 경영권 개입 카드(사외이사 등)까지 꺼내자 결국 손을 놓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정부 관계자가 “HMM이 보유한 현금이 인수 자금의 원리금 상환에 쓰이는 게 아니라 해운업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하려 했는데, 협상이 잘 안됐다”고 한데서 이런 기류를 엿볼 수 있다.

우리가 K해운의 경쟁력을 짊어지고 있는 HMM의 매각을 7년여간 지체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해운업은 지금 격변 중이다.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5위인 독일 하파크 로이트가 새 운항동맹(얼라이언스) ‘제미니’를 결성하기로 했다. HMM과 함께 디얼라이언스 소속이던 하파크 로이트가 빠져나가며 HMM 소속 운항 동맹은 위기감이 커졌다. 운항동맹은 해운사들이 특정항로의 과잉경쟁을 막기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약속한 일종의 카르텔이다. 자기 선박이 다니지 않는 항로는 동맹 선사를 활용하는 식으로 화물 최적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팬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해운 운임은 급락했고, 홍해발 전쟁 리스크도 변수다. HMM의 새 주인은 이런 난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자본력에 더해 전문성까지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국은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바다를 통해 운송한다. 바닷길의 주권을 해외에 빼앗기면 우리 무역, 나아가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 HMM이 속히 주인있는 기업으로 거듭나 K해운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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