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28만1500원

지난달 사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약 57% 오르는 등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6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지만 1월 중순부터 석유류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 2~3월 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체 물가의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오후 서울 용산용문시장 한 과일가게에서 시민이 사과와 배 등 과일류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은 지난해 12월(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작황 부진 여파로 사과 가격이 56.8% 올랐고, 배는 41.2% 급등했다. 복숭아(48.1%), 귤(39.8%), 감(39.7%), 파(60.8%), 토마토(51.9%) 등 다른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14.4% 올랐다. 이 중 신선과실은 28.5%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차례상 비용도 치솟고 있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설을 3주 앞두고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은 38만580원으로 전통시장보다 35.2% 비쌌다.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설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98%에 달했다. 부담이 가장 큰 품목은 과일(65%)이었다.

 

2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쌀을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폭(2.8%)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오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변수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농산물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입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가 1월 중순부터 상승 전환해 배럴당 82.4달러(지난달 31일)까지 오르는 등 석유류 가격도 들썩일 조짐이다.

 

정부는 16개 설 성수품 평균 가격을 전년보다 낮게 유지하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가격이 높은 사과·배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100억원 추가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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