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실황영화 인기… 상영 연장
“페미니즘 가사 따라불러… 해방구”

전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사진)가 “중국에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보수적인 시대’에 지친 여성들을 열광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이날 일본을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 아시아 순회 공연을 한다.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순회공연 ‘에라스 투어’ 실황 영화는 중국 전역 약 7000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9500만위안(약 17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폭발적인 인기로 다음달 1일까지 상영이 연장됐다.

블룸버그는 영화에서 여성들이 젠더 불평등을 비판하는 페미니즘 가사를 큰소리로 따라 부르고, 10대들이 성 소수자를 응원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등장하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점점 더 엄격해지는 사회적 통제와 공산당의 경직된 기대를 거부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드문 해방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스위프트의 5번째 앨범 제목인 ‘1989’에도 주목했다. 통신은 “1989년은 중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민감한 해”라며 “이 앨범 제목은 스위프트의 이니셜인 ‘T.S.’와 함께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검열에 걸릴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그러한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 미국 스타는 계속해서 중국에서 새로운 팬들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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