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현대중공업 기밀 탈취 중대과실”…재심의 촉구

방위사업청이 군사 기밀 유출 논란을 야기한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사업 입찰 참가 자격 유지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재심의를 촉구했다.

27일 방위사업청은 이날 오후 2시 개최된 계약심의위원회 심사 결과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 의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방사청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각계약법 제27호 1항 1호 및 4호상 계약이행시 설계서와 다른 부정시공, 금전적 손해 발생 등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며 ,제척기간을 경과함에 따라 제재 처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위사업법 59조에 따른 제재는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한화오션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측은 “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는 방산 근간을 흔드는 중대 과실로 간주하며, 이에 따라 재심의와 감사 및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KDDX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했다.

당초 입찰 참가 제한이 결정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KDDX를 비롯해 최대 5년 동안 해군 함정 사업에서 배제돼 특수선사업부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방사청의 결론으로 내년 예정인 KDDX 수주전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과의 2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 부과한 1.8점의 강력한 보안 감점은 여전히 적용된다. 현행 규정에 따라 이 감점 규제는 2025년 11월까지 적용된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은 “방사청의 판단을 존중하며, 국내 함정산업 발전과 해외수출 증대를 통해 K-방산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