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HD현대중공업 입찰 참가자격 유지
한화오션 “기밀 탈취는 중대 비위” 반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이 된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가자격 제재를 피했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입찰 예정인 KDDX 건조 사업에 입찰을 제한받지 않는다. 총 사업비만 8조원에 달하는 KDDX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사업청은 27일 열린 계약심의위원회에서 HD현대중공업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는 행정지도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방사청 측은 심의 결과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가계약법 제27조 1항 1호 및 4호 상 계약이행 시 설계서와 다른 부정시공, 금전적 손해 발생 등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며 제척기간을 경과함에 따라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또한 “방위사업법 59조에 따른 제재는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 입찰에서 보안 감점을 받고 있다.

방사청의 이번 결정으로 올해 하반기 KDDX 사업을 두고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상세설계, 건조 수주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함정산업 발전과 해외수출 증대를 통해 K-방산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사청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방사청 심의 결과에 대해 한화오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는 방산 근간을 흔드는 중대 비위로 간주된다”며 “이에 따라 재심의와 감사 및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