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 지하 창고에서 40대 아버지와 장애를 앓는 10세 딸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뉴시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아버지와 장애를 앓는 어린 딸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2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6분경 “남편이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채 딸을 데리고 사라졌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수색 끝에 오전 7시 58분경 이들 가족이 살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 지하 창고에서 40대 남성 A 씨와 10세 딸을 발견했다.

공동 대응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소방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부녀를 심폐소생술(CPR)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부녀는 끝내 사망했다. 부녀에게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딸은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관계자는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니었다”며 “딸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어 각종 생활 서비스는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가 딸의 장애 등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족 측 요청에 따라 부녀에 대한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