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LG유플러스 웹3사업개발랩 담당 인터뷰
“이르면 다음 달 메타버스 플랫폼 ‘픽키즈’ 공개”
“사용 유치원 부모 중 90% 가 이용”
키즈토피아는 올 3분기 대만·일본 겨냥

LG유플러스가 다음 달 말 출시하려는 유치원·어린이집용 메타버스 서비스인 ‘픽키즈’.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메타버스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새 시장을 찾았다. 어린이집·유치원 원아들의 일상과 창작 활동을 가상 공간에서 전시해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다음 달 내놓기로 했다. 범용 플랫폼을 만드는 대신 소비자 유인이 강력한 분야만 골라 메타버스의 사업성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초등학생, 기업, 대학가 등 앞서 뛰어들었던 시장 외에 예체능 교육 시장에서도 메타버스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AI 콘텐츠와 ‘자녀 굿즈’도 준비

김민구 LG유플러스 웹3사업개발랩 담당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다음 달 말 어린이집·유치원 메타버스 플랫폼인 ‘픽키즈’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픽키즈는 LG유플러스가 2022년 5월부터 준비해왔던 서비스다.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들이 아동들의 활동 사진이나 영상을 모바일 앱으로 올리면 이 서비스가 자동으로 이 자료들을 메타버스 전시관 형태로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원아 가족과 지인은 메타버스 캐릭터가 돼 전시관을 누비며 다른 원아들의 콘텐츠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명록도 남길 수 있다.

픽키즈의 강점은 뚜렷한 수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 내 유치원에서 비공개 시험을 진행하며 이 플랫폼의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들 유치원 내 원아 가정의 픽키즈 이용률이 90%를 넘겼다는 게 이 통신사의 설명이다. 자녀의 활동을 직접 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 조카들의 재롱을 보려는 30대 고모들, 해외에 거주하는 친척들이 픽키즈의 애용자가 됐다. LG유플러스는 웹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구현해 해외에서도 웹 주소만 입력하면 픽키즈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8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김민구 LG유플러스 웹3사업개발랩 담당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8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김민구 LG유플러스 웹3사업개발랩 담당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이용자 수요를 확보한 뒤엔 굿즈를 제공하는 사업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원아 가족들이 아이돌 굿즈를 만들 듯 자녀들만의 굿즈를 주문제작 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하고 있다.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진을 영상화하는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림 속 사물을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도록 연출해 메타버스가 줄 수 있는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론 예체능 교육 시장을 노린다. 태권도장, 미술학원 등으로도 픽키즈의 공급 범위를 늘리는 게 LG유플러스의 목표다. 해외 아동교육시설에도 픽키즈 수요가 있을 것이란 게 이 통신사의 판단이다. LG유플러스는 인증을 거친 인원만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해 개인정보노출 등의 우려도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

대학가, 직장가에도 메타버스 OK

LG유플러스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3종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린이 전용 키즈토피아는 올 3분기 대만, 일본 진출을 노린다.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에 접속한 어린이들이 인공지능(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메타버스와 AI를 동시에 활용해 체험형 교육 콘텐츠를 집중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애 주기상 픽키즈와 키즈토피아의 수요층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으로 맞물리는 만큼 두 플랫폼을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의 대학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유버스'에 구현된 숙명여대 캠퍼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대학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유버스’에 구현된 숙명여대 캠퍼스. LG유플러스 제공

대학 전용 플랫폼인 유버스는 지난해 9월 연세대에서 메타버스 강의를 열었다. 지난 4분기엔 한국외대와 손잡고 직무박람회도 개최했다. 올해엔 메타버스 적용 대학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기업용 플랫폼인 메타슬랩은 비대면 행사용 플랫폼으로 공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캐릭터로 임직원들이 미팅을 하면 수평적 소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담당은 “올해 LG유플러스 내부에서 타운홀 미팅에 메타슬랩을 우선 적용한 뒤 외부 적용도 시험하겠다”며 “향후 세미나, 문화행사 등의 영역에서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직장인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슬랩'.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직장인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슬랩’. LG유플러스 제공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