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저 진입 노렸는지 등 추궁

당사자 “그 시간 기억 안나” 주장

5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없는 번호’로 택시 18대를 호출했던 30대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다만 이 여성은 택시를 불렀던 시간대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6일 A 씨를 불러 그가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택시를 부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5일 오전 2시 반경부터 오전 4시 18분까지 5∼10분 간격으로 용산구 한남동 관저 1검문소 방향으로 택시 18대를 호출해 택시 운전사 등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A 씨는 당시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했고, 출발지를 ‘○○전문학교’로 입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학교’는 1검문소에서 20m 떨어진 건물의 22년 전 지명인데, 이곳을 출발지로 삼으면 앱 내 내비게이션에선 택시가 검문소를 통과하는 방향으로 경로가 안내되는 오류가 나타난다. 당시 A 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는 이후 결번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택시를 부른 사람이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호출자를 추적해 왔다. 그 결과 호출자 계정으로 최초 가입된 휴대전화의 명의자인 A 씨를 찾아낸 것.

그런데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해당 택시 앱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그날은 사용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술에 취해 실수로 여러 차례 같은 장소로 택시를 호출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면서도 “자세한 경위와 관저 진입 의도성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