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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부부싸움 잦은 부모의 특징

일러스트레이션 갈승은 atg1012@donga.com일러스트레이션 갈승은 atg1012@donga.com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려운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이 부부싸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부부가 서로의 탓을 하게 되면 육아의 작은 어려움도 커다란 부부싸움이 되어 버린다. 보통 탓을 할 때는 지금의 이 사건을 잘 해결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미 지나간 것까지 끄집어내 모든 잘못의 근본을 상대방 탓으로 돌린다. 그러면 상대방은 대부분 욱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자꾸 상대방 탓을 하다 보면 정말 모든 것이 상대 탓인 것만 같다. 점점 내가 손해를 많이 보는 기분이 든다. 내 말에 욱하는 상대방은 적반하장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욱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욱해서 크게 싸우게 되는 것이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육아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해서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욱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현실 육아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일임을 안다. 이럴 때 상대편 배우자는 ‘당신이 이렇게 힘들어하니까 내가 도와줄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의 욱하기에 말려들어 나까지 욱하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작은 사건이 큰 싸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들은 아이 공부를 가르치면서 화낼 때가 많다. 보통 똑같은 문제를 계속 틀리거나, 빨리 풀지 않거나, 빼먹고 풀거나, 집중을 안 하거나, 자세가 불량하거나, 한다고 하고 안 할 때 등등 여러 이유로 뚜껑이 열린다. 그때 상황을 지켜보는 배우자가 “뭘 그렇게까지 애를 잡고 그래? 그만해”라고 말하면 화가 나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아, 시끄러워. 너희들 사정은 모르겠고, 싸우려면 하지 마”로 들릴 수 있다. 이럴 때는 상황을 좀 파악해 본 후 ‘내가 이 상황은 알겠고, 조금이라도 해결해 보기 위해서 나도 시간과 에너지와 다리품과 손품을 팔아 볼게. 당신을 조금이라도 도와줄게’라는 메시지가 들어가게 말해야 한다.

부모들은, 특히 엄마들은 아이가 밥을 잘 안 먹거나 빨리 안 잘 때 너무나 지치고 진이 빠지다가 욱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때도 지켜보는 배우자가 “당신이 그렇게 하니까 안 먹지”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같이 키우는 것이다. 아내가 아이를 먹이는 것이나 재우는 것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한 끼라도 아빠가 좀 먹여 보려고 하거나 아빠가 업고 재워 보려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아내가(혹은 남편이)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다. 그런데 남편이(혹은 아내가) 보니까 뭐가 문제인지 알 것 같을 수 있다. 이럴 때 “당신이 그러니까 애가 저러잖아” 식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탓하는 대화의 시작이다. 배우자는 절대 전문가나 치료자처럼 얘기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전문가가 하는 말과 내 배우자가 하는 말은 다르게 들린다.

매번 아이를 가르칠 때마다 아이에게 욱하고 싸우게 되는 엄마가 있다고 치자. 그럴 때는 정말로 엄마가 안 가르치는 것이 낫다. 학원에 보내거나 학습지를 시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이와 싸울 거면 안 가르치는 것이 낫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배우자가 말하는 느낌은 다르다. 왜냐하면 부부는 이 어려움을 같이 손잡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전문가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그러려면 하지 마”라고 해 버리면 정말 얄밉다. 상황을 격분하지 않고 바라보려고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중립적인 태도는 자칫 상대편 배우자에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누가 봐도 부부 중 한 사람이 욱하는 편일 때 “다 당신이 욱해서 생긴 문제야. 당신만 고치면 우리 집은 아무 문제 없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위험하다. 엄밀히 따져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욱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지만, 아이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거기에 배우자가 욱하도록 자극하는 요소가 있을 수 있다. 모든 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 혹은 상대편 배우자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이 가진 문제가 좋아지지 않는 한,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만났을 때 욱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나의 문제,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해야지, “너만 화 안 내면 우리 집은 아무 문제 없어”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아니다.

우리는 의사소통할 때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찾기보다 쉽게 상대방을 탓하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이것은 서로의 감정을 자극해 서로를 극도로 화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올해는 서로를 탓하기보다 어려움에 처한 상대를 한 번 더 안아주어 보기를, 그래서 작은 어려움은 그야말로 작은 어려움으로 끝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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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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