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촬영된 큰박쥐(과일 박쥐)의 모습./로이터

하루에 자신의 몸무게의 2배 이상의 과일만 먹고 사는 큰박쥐(과일 박쥐)가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나다브 아히투브 교수와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인석 교수·백승빈 연구원(박사과정) 공동 연구팀은 10일 큰박쥐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큰박쥐는 하루 20시간을 자고, 깨어있는 4시간 동안 자기 무게의 2배가 되는 고당분 과일을 섭취하는데도 건강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이런 큰박쥐의 특성을 일반적인 박쥐와 비교·분석했다.

연구진은 개별 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과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DNA 를 모두 관측할 수 있는 최신 DNA 시퀀싱 기술을 사용해 큰박쥐와 곤충만 먹는 큰갈색박쥐의 췌장과 신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과일을 먹는 큰박쥐에게는 당 조절 호르몬인 글루카곤과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가 곤충을 먹는 큰갈색박쥐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큰박쥐는 인간보다도 많은 당 조절 호르몬 생산 세포를 지니고 있었다. 또 세포의 작용을 제어하는 DNA 역시 유전적으로 발달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큰박쥐의 신장에도 수분을 배출하고 필요한 전해질은 배출되지 않게 하는 세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특성은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을 때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큰박쥐가 질병 없이 단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진화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공동 제1 저자로 생명정보학적 분석을 담당한 백승빈 연구원은 “연구실에서는 현재 이 기술을 항암 연구에 중점적으로 적용해 면역치료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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