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에디터 유정이다. 이번 3분 리뷰의 주인공은 ‘짱구는 못말려 다마고치’다. 추억의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와 추억의 장난감 다마고치의 만남이라니! 반칙 같은 조합에 이끌려 바로 구매해서 사용해 봤다. 오늘의 3분 리뷰, 빠르게 시작!

외관부터 살펴보자. 액션가면, 파자마, 초코비 3종 중 내가 선택한 건 초코비. 짱구가 좋아하는 초코비 포장지처럼 연두색 컬러에 알록달록한 별이 쫑쫑 그려져 있다. 사이즈는 엄청 작다. 생김새도 크기도 딱 메추리알 정도라 한 손에 쏙 들어온다.

버튼은 총 3개가 있는데, 순서대로 A, B, C 버튼이다. 홈 화면에서 A 버튼을 눌러 캐릭터에게 밥을 먹이거나 미니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B 버튼으로는 시간을 볼 수 있다. C 버튼을 누르면 다마고치의 호출에 응하거나 캐릭터의 기분을 확인할 수 있다. 조작 시에는 A 버튼으로 커서를 움직이고, B 버튼은 확인 버튼, C 버튼은 취소 버튼으로 쓰인다. 조작법이 매우 단순해 1분 정도 만져보면 바로 터득할 수 있을 거다.

본체 아래 절연 시트를 제거하면 삐- 소리와 함께 전원이 켜지고 시간을 설정하는 화면이 뜬다. 내가 설정한 시간에 따라 캐릭터가 아침에는 일어나고 밤에는 잠드니, 내 실제 생활 시간에 맞춰 설정하는 게 좋다. (아침에는 밥을 주고 밤에는 불을 꺼줘야 한다.) 시간 설정이 끝나면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나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육성 모드가 시작된다.

맨 처음 신생아 상태인 유아기에는 캐릭터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육성 단계는 총 4단계로, 유아기에서 시작해 프렌드 1기, 2기를 거쳐 최종 3기가 되면 성장이 끝난다. 돌보는 방법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성장하기 때문에 1기가 되기 전에는 아기가 짱구인지, 철수인지, 유리인지 알 수 없는 거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은 떡잎마을 방범대 친구들인 짱구, 맹구, 철수, 훈이, 유리로 성장하는데, 육성 방법에 따라 히든 캐릭터로 변신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게 설마 오수는 아니겠지..?) 참고로 유아기 다음 단계인 1기가 청소년, 2기가 성인이 되는 진화 방식은 아니고 입고 있는 코스튬이 바뀐다.

육성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식사’와 ‘놀기’. ‘식사’ 탭에서는 캐릭터가 배고파할 때 밥을 주고, 기분이 나쁠 때 간식을 줄 수 있다. ‘놀기’에서는 미니게임을 플레이해 캐릭터를 놀아주면서 나도 놀 수 있다(?). 

미니게임 종류는 부리부리 댄스, 흰둥이를 찾아라, 액션 빔. 그런데 문제는 게임이 모두 심히 단순하고 재미가 없다는 거다. 부리부리 댄스는 화면에 나오는 대로 A, B 버튼을 따라 누르기만 하면 되고, 액션 빔은 버튼을 연타하기만 하면 끝. ‘흰둥이를 찾아라’는 똑같이 생긴 흰둥이와 솜사탕 가운데 흰둥이를 찾으면 된다. 참고로 아무런 단서가 없어서 찍는 수밖에는 없다.

그 외에는 어질러진 방을 치우고, 잠이 들면 불을 꺼 주는 게 내가 할 일의 전부. 생각보다 캐릭터가 요구하는 게 없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어서 반나절 만에 흥미가 떨어지고야 말았다. 이틀 차에 신생아에서 철수로 성장하긴 했지만, 이후로 3일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 결국 건전지가 방전돼 더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3만 5,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했다. 웬만하면 일주일 이내로 질려버리지 않을까. 대신 외관만큼은 깜찍하니 가방이나 파우치에 걸어 키링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나마 흥미로운 구간이라면 정시에 이벤트처럼 나타나는 짧은 애니메이션 장면이다. 신형만의 양말 냄새를 맡고 코를 부여잡는 봉미선, 짱구네 가족사진, 부리부리몬 등 작은 화면에서 나타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이미 구매한 사람이나 앞으로 구매할 사람을 위한 팁을 주자면, C 버튼을 꾹 누른 채로 A 버튼을 눌러 음소거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또, 처음 함께 제공되는 건전지는 테스트용이라 수명이 매우 짧다.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에는 LR44 버튼 전지를 구매해 육성을 시작하길 바란다. 다이소에서 4개에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건전지를 바꾸면 날아간 데이터는 당연히 복구할 수 없다.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