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명단 공개를 앞두고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 확산과 제3지대로의 이탈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필요한 당내 갈등이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이 총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설 연휴 이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를 개별 통보하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위 20% 명단에 든 의원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얻은 득표수의 20%를 감산당하는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에선 최근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띄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으로 친명계와 친문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임 위원장의 연이은 발언이 사실상 친문계를 향한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하위 20% 명단에 비명(비이재명)계나 친문계가 다수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범진보연대 세력의 승리를 안길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친명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9일 자신의 SNS에 “친명-비명을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한 죄악”이라며 “오직 단결되고 하나 된 힘으로 주어진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고 적었다. 최근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13일부터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서울과 제주, 광주 등 ‘여권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을 시작으로 닷새간 면접을 한 뒤 이르면 18일 단수추천 지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컷오프 대상인 하위 10% 현역 의원 명단의 윤곽도 같은 날 드러날 전망이다. 이외에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 사수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구 탈환을 위해 중진 출마를 권유하거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전략 공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