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이 중국의 대만 침공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의 GDP가 20% 넘게 감소하면서 전쟁 당사국인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은 10조달러(한화 약 1경3000조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각)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블룸버그)가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 격화와 관련해 전쟁이 발발한 경우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선 경우로 시나리오를 나눈 후 그에 따르는 경제적 충격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이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 해 세계 경제의 GDP를 5.9% 감소시켰는데, 중국·대만 전쟁의 경제적 충격은 그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블룸버그는 “한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에 가장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의 GDP가 23.3%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당사국인 대만(-40.0%)에 이어 한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이 두 번째로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13.5%)과 전쟁의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16.7%)보다 더 큰 규모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산업과 무역 및 금융의 충격 측면에서 경제적 피해를 추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GDP의 10.2%에 해당하는 1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개입하는 전쟁 발발 시나리오에서 대만의 경제적 피해는 GDP의 4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전쟁이 발발하면 해안에 집중된 대만의 인구와 산업시설은 인명 피해와 함께 경제적 비용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 당사국인 중국의 경제적 피해는 GDP의 16.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미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관계가 끊기고,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역시 애플 등의 주요 기업이 중국과 대만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전쟁으로 인해 GDP의 6.7%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서는 시나리오에서는 경제 피해 규모가 전쟁 시나리오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봉쇄 상황에서 GDP 감소 규모가 대만 12.2%, 중국 8.9%, 미국 3.3%일 것으로 봤다. 세계 경제 GDP의 피해 규모는 5%로 판단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경제적 충격은 가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불확실성 범위도 넓다”며 “전쟁이나 봉쇄의 기간이 짧고 반도체 공급망과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면 충격은 더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3일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당장의 위기를 촉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양안 관계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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