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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위기가 확산되면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중소형 은행에서 이뤄진다”며 “이 은행들이 모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수백 개의 은행이 파산할 것이고 이를 수습하는 데 매우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의 줄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공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점검하며 금융감독원에 손실 가능성과 각 금융회사의 대응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한 데다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더라도 최대 손실액이 금융권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여가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오피스 건물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 가치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62층짜리 에이온 센터가 2014년 매입가보다 45% 싼 가격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건물주들이 최대한 미뤘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만기되는 상업부동산 대출은 5440억 달러(720조 원),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 달러(2907조 원)에 달한다. NYCB나 아오조라 은행처럼 중형 은행은 특정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발(發) 상업부동산 위기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2900조 원 규모 대출 ‘시한폭탄’

NYCB는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부동산뿐 아니라 뉴욕시 규제에 따라 임대료 제한에 묶여있는 공동주택 대출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 충당금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곧바로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NYCB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지만 상업부동산 위기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이틀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KBW나스닥지역은행지수(KRX)는 약 6% 하락했는데, 이는 SVB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KRX는 2일에도 2.3% 하락했다.

● 美·亞·유럽 3대륙 강타한 부동산 위기

위기감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로 확산 일로다. 일본 중견 은행인 아오조라 은행은 1일 올해 1분기(1~3월) 미 상업부동산 대출에 따른 손실로 기존 240억 엔(217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280억 엔(2530억 원)순손실로 급격히 내렸다. 이날 주가가 21% 하락했고 2일에도 15.9% 급락했다.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미 상업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년 전 2600만 유로(374억 원)에서 1억2300만 유로(1770억 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상업부동산 침체도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부동산 재벌 시그나그룹의 파산 신청으로 스위스 3대 은행이던 줄리어스 베어 은행은 1일 시그나 대출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7억 달러(9300억 원)를 발표했다. 이 은행의 필립 리켄바허 최고경영자(CEO)은 즉각 사임했고 시그나에 대출을 결정한 부서는 폐쇄하기로 했다.

미 월가에선 이번 사태가 지난해 SVB 파산 당시처럼 급격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년 여 이상 고질적 문제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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